목회 서신
[목회서신] "덜 두려워하며 더 사랑할 수 있다면" (2025.6.15) - 조재언 목사
사랑하는 살렘교회 성도님들께,
평안하셨지요?
이번 주 초 저는 Northern Illinois Conference, 연회에 다녀왔습니다. 연회의 주제는 “Grace is sufficient”, 우리말로는 “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”(고후 12:9)라는 말씀입니다.
연회 기간 중 저는 정회원 목사로서 안수를 받았습니다. 어떤 큰 감동의 장면을 기대하진 않았는데, 예배가 끝나고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마음이 따라오더군요. “아, 내가 정말 정회원이 되었구나.” 한숨도 나오고, 미소도 나왔습니다. 돌아보니 참 오래 걸렸습니다. 2013년에 첫 발을 내디뎠던 길이었는데, 2025년이 되어서야 한 챕터를 마무리했으니 말입니다.
무엇보다도 이 길을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. 기도해주시고, 격려해주시고, 그리고 안수예배에 직접 참석해주신 살렘교회 성도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. 마음은 있었지만 시간이나 거리 때문에 함께하지 못하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 그 모든 마음이, 저에게는 큰 은혜였습니다.
연회 중에는 은퇴예배도 있었습니다. 그 자리에서 한 한국 목사님께서 남기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박혔습니다. “If I were to begin again, I’ll love more and fear less.” “처음으로 돌아간다면, 나는 더 사랑하고 덜 두려워할 것입니다.”
목사로 살아온 시간,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두려움이 많았던 순간들이 생각났습니다. 실수할까봐, 오해받을까봐, 미움받을까봐… 때론 사랑을 주저했던 적도 있던 것 같습니다. 이제는, 조금 더 사랑하고, 조금 덜 두려워하며 살고 싶습니다.
연회는 솔직히 제게 쉽지는 않은 시간입니다. 많은 사람들과 인사하고, 낯선 대화를 이어가야 하니까요. 저는 내향적인 사람입니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들이 저에게 큰 유익이었습니다. 함께 있다는 것, 서로를 기억해주는 관계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다시금 느꼈습니다. 돕는 손길이 있다는 것, 혼자가 아니라는 것—이것이야말로 “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”라는 말씀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닐까 합니다.
이제 다시 살렘교회로 돌아와 이곳에서 함께 예배하고, 기도하고, 걸어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. 완전하지 않은 교회, 완전하지 않은 목사지만 은혜는 여전히 우리를 살아가게 합니다.
그 은혜가 여러분의 하루 속에서도, 우리 교회의 걸음 속에서도 충분히 머물러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.
사랑하고 축복합니다.
여러분의 목사,
조재언 드림